전체 글5 중국 언어 이야기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으므로 …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게 하셨음이니라. "(창11:8-9) 인간이 하나님보다 높아지려 한 죄의 결과로 지구상에 단일 언어 개념은 사라지게 된다. 이 사건이 오늘 수천만 명의 통·번역 및 외국어 교육 종사자를 먹여 살릴 줄 탑 쌓던 사람들은 짐작이나 했을까 나는 이 놀라운 고용 창출 수혜자 중 한 명으로 감사한다. 대만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많은 친구가 대만과 중국의 언어가 다르진 않은지, 소통에 문제는 없는지 종종 물어온다. 답을 먼저 하자면 모든 중국인은 ‘푸통화‘(mandarin)라고 하는 표준 중국어를 사용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배우는 바로 그 중국어가 되겠다. 중국은 알다시피 너무 커서(한반도 44배) 지역별 방언이.. 2022. 12. 1. <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저/김희정 역, 원서 : Educated) 타라 웨스트오버는 1987년 미국 아이다호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타라의 부모는 지독한 모르몬교도로 이른바 직통 계시파이며 세대주의 종말론자였다. 정부가 사회주의를 무기로 자신들의 신앙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는 공교육과 의료체계를 거부하고 심판을 대비한 연료와 식량을 지하창고에 비축한다. 폐철을 수집하거나 약초 따위를 만드는 부모의 생산수단은 하나같이 더럽거나 힘들고, 위험하다. 사고는 수시로 터졌고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할 수 없으니 아버지를 비롯한 형제들은 여러 번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다. 곡절 끝에 타라는 대학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배움을 경험한다. 많은 도움의 손길과 기회를 만나 타라는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오래도록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옭아맨 관습에서 서서히 풀려난.. 2022. 12. 1. 하이브리드 아주 어릴 적 집 앞을 줄지어 가던 예비군 행렬 속 군인 아저씨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희 때는 통일된 조국이라 군복 입을 일 없을 거라 했다. 20년이 지났다. 큰 이변이 없다면 내 아들도 할아버지와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뭐든지 ‘빨리’해야 하는 이등병 시절, 식판에 밥을 받아서 자리에 앉자마자 밥과 반찬을 모조리 국에 말아 마시듯 후루룩 먹곤 했다. 개인보다 단체가 중요하던 때라 짬찌들의(짬 찌끄레기=계급이 낮은 병사) 밥 먹는 모습은 대개 비슷했다. 과거에도 밥을 섞어 먹는 문화는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음식 융합의 기억이다. 지금은 융합이 대세다. 일찍이 기후 변화가 지구적 쟁점이 되면서 대체 연료, 지속 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대부분 선진국이 힘 쏟고 있다. 이미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를 흔.. 2022. 12. 1.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 유학을 다녀왔더니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와 만나고 있었다. 거창한 형식을 생략하고 직선적인 이별 통보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사귈 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녀의 일사불란함으로 기껏 돌아온 조국에 오만 정이 떨어졌다. 감정을 추스를 수 없었고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으나 나는 계획에 따라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서울에서 면접을 봐야 해서 하루 전날 올라와 선배 집에 신세를 졌다. 오랜만에 만난 학교 선배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로 나를 괴롭혔다. 공교롭게 내가 올라온 주일, 오전 10시에 그녀는 결혼했고, 마침 그날은 추수감사주일이라 같은 시각, 나는 평소 좋아하던 목사님 교회에서 존경해 마지않는 그분이 나누는 ‘감사’라는 제목의 설교를 들었다... 2022. 11. 2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