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NEWS2 하이브리드 아주 어릴 적 집 앞을 줄지어 가던 예비군 행렬 속 군인 아저씨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희 때는 통일된 조국이라 군복 입을 일 없을 거라 했다. 20년이 지났다. 큰 이변이 없다면 내 아들도 할아버지와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뭐든지 ‘빨리’해야 하는 이등병 시절, 식판에 밥을 받아서 자리에 앉자마자 밥과 반찬을 모조리 국에 말아 마시듯 후루룩 먹곤 했다. 개인보다 단체가 중요하던 때라 짬찌들의(짬 찌끄레기=계급이 낮은 병사) 밥 먹는 모습은 대개 비슷했다. 과거에도 밥을 섞어 먹는 문화는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음식 융합의 기억이다. 지금은 융합이 대세다. 일찍이 기후 변화가 지구적 쟁점이 되면서 대체 연료, 지속 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대부분 선진국이 힘 쏟고 있다. 이미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를 흔.. 2022. 12. 1.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 유학을 다녀왔더니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와 만나고 있었다. 거창한 형식을 생략하고 직선적인 이별 통보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사귈 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녀의 일사불란함으로 기껏 돌아온 조국에 오만 정이 떨어졌다. 감정을 추스를 수 없었고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으나 나는 계획에 따라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서울에서 면접을 봐야 해서 하루 전날 올라와 선배 집에 신세를 졌다. 오랜만에 만난 학교 선배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로 나를 괴롭혔다. 공교롭게 내가 올라온 주일, 오전 10시에 그녀는 결혼했고, 마침 그날은 추수감사주일이라 같은 시각, 나는 평소 좋아하던 목사님 교회에서 존경해 마지않는 그분이 나누는 ‘감사’라는 제목의 설교를 들었다... 2022. 11. 29. 이전 1 다음